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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|   수양관소식수양관소식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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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의 기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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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고관리자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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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8-11-13 11:38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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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407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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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산홍엽(滿山紅葉), 수양관의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.
단풍을 보는 감탄과 낙엽이 주는 안타까움이 어우러지는 이 가을에 한 번 쯤
음미하실만한 기도의 시를 올렸습니다.
가을의 의미를 기도를 통해 더 풍성히 만끽하는 은총의 계절 되시길 빌면서...
두물골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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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의 기도
김현승
가을에는
기도하게 하소서.
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린 내게 주신
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.
가을에는
사랑하게 하소서.
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.
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해 이 비옥한
시간을 가꾸게 하소서.
가을에는
호올로 있게 하소서.
나의 영혼,
굽이치는 바다와
백합의 골짜기를 지나
마른나무 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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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의 기도는
이 성선
가을의 기도는
잎 떨어진 나무 아래서
자신을 비우는 일이다.
맑게 쓸어논 마당에
한 잎씩
시로 낙엽을 앉히듯
그렇게 비어가는 자신을
지켜보는 일이다.
서리빛 가시에
외로운 마음 비추어 보고
비추어 보고
홀로 떠날 준비를 하며
두 손으로
물을 마시는 날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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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 엽서
안 도현
한 잎 두 잎 나뭇 잎이
낮은 곳으로
자꾸 내려 앉습니다.
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
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조금 나누어주고 싶습니다.
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
그대여
가을 저녁 한 때
낙엽이 지거든 물어 보십시오
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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익어가는 가을
이 해인
꽃이 진 자리마다
열매가 익어가네
가을이 깊을수록
우리도 익어가네
익어가는 날들은
행복하여라
말이 필요없는
고요한 기도
가을엔
너도 나도 익어서
사랑이 되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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